(골동품) 1800년 전 고대 로마 유물 - 카라칼라 황제의 안토니니아누스 (보증서 포함)

* 이야깃 거리가 참 많은 물건입니다. • 제가 태어나고 죽기를 20번 반복한다면 이것이 보낸 세월과 비슷하겠습니다. 대략 1800년 전 화폐입니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본다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를 한 60번 올라가면 이 화폐가 나타납니다. ==================== * 고대 로마시대 말기의 카라칼라 황제가 발행한 안토니니아누스입니다. 안토니니아누스는 데나리우스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이름이 아니고 로마 화폐의 단위입니다. 당시 안토니니아누스는 데나리우스의 2배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 카라칼라(186년 - 217년) : 카라칼라는 '켈트족의 모자'는 황제의 별명이고 정식 이름은 '임페라토르 카이사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누스 아우구스투스' 입니다. 선대의 훌륭한 황제 이름은 다 갖다가 붙였네요. * 성경에 따르면, 예수 활동 당시 일용노동자의 하루 일당이 1데나리우스(0.5 안토니니아누스) 였다고 합니다(마태복음 20:2). 또한 당시 최고급 향수가 300데나리우스(150 안토니니아누스)나 하기도 했답니다(요한복음 12:3). 마가복음 6:37~44에 따르면 약 1만 명의 사람들이 먹을 빵값이 200데나리온으로도 살짝 모자랐다고도 합니다. * 로마제국 멸망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로마제국 쇠망사’를 쓴 에드워드 기번은 게르만족을 비롯해 이민족의 침략을 멸망의 주 원인으로 보았습니다. 이외에도 재정 위기, 과도한 군사비 지출, 정부의 부패와 내란, 기독교 확산에 따른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 지방통제의 약화 등을 원인으로 꼽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 경제, 특히 통화화폐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 안토니니아누스가 고대로마를 멸하고 중세시대를 시작하게 하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초기 칼리굴라, 클라우디우스, 네로 등 악명 높은 황제들이 저지른 무절제한 재정소비와 통화남발은 제국을 파탄에 이르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후임 황제들이 적절하게 통화를 관리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그나마 잘 통제되었다고 합니다. *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한 것은 3세기초 바로 이 카라칼라(Caracalla, 재위: 198~217) 황제 때였습니다. 그는 경쟁자였던 동생 게타(Geta)를 죽이고 제위에 오르는 과정에 반대 세력 2만명을 살해했고 자신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군인들에게 보너스를 두둑하게 주었답니다. 군인들의 환심을 사는 과정에서 재정이 고갈되었고 카라칼라는 교묘한 방법으로 재정을 확충하기로 합니다. 서기 215년, 그는 바로 이 화폐, 안토니니아누스(antoninianus)를 유통시키면서 종전의 은화 데니리우스보다 무게는 1.5배만 올리되, 가치는 2배로 올립니다. 통화가치를 떨어뜨린 것입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은이 더 많이 들어가 있는 과거 데나리우스의 가치를 알게되고 쓰지 않고 집에 모셔두게 됩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 달러를 쌓아 두는 요즘과 비슷하다 하겠습니다. 어째든 제국 전체에 데나리우스가 유통되지 않아 경제가 마비되고 로마는 하는 수 없이 이 안토니니아누스를 더 찍어내게 됩니다. 잘못된 인플레이션 관리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 그나마 카라칼라의 안토니니아누스는 은의 함량이 51%였는데 이후 군인황제 시대(235~284)에는 은의 함량이 고작 5%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화폐의 가치가 더욱 떨어진 것입니다. * 통화량 증가는 식량가격을 폭등시켰는데 이것이 고대로마 멸망의 주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301~305년 사이에 이집트의 밀 가격은 한 가마니 당 330 데나리였으나, 335년에 2만1,000 데나리로 올랐고, 338년엔 3만6,000 데나리로 올랐답니다. 30년 사이에 무려 100배 이상 오른 것입니다. * 서로마제국이 공식적으로 멸망한 시기는 476년으로 보는데, 이런 악성 인플레이션으로 국가가 100년 더 버틴 것은 어쩌면 기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 누구에게는 작은 동전일 뿐이겠지만, 들여다보면 이야깃 거리들이 참 많습니다. * 자식에게 거하게 물려줄 것은 없지만, 몇 개 있는 고대 화폐로 적당한 때에 돈의 가치와 역사, 시간의 소중함 등에 대해 말 해보려고 합니다. 우주나이 138억년, 지구나이 45억년에 비하면 이 또한 찰나 아닌가.. 우주의 시간속에서 서기 200년과 서기 2023년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가.. 우주의 역사에서 인간의 출생, 노력, 성공, 명예, 노화, 죽음으로 반복되는 뻔한 클리쉐는 의미가 있기는 한 것인가.. 내가 흙으로 돌아가고 화폐에 내 얼굴이 남는다 한들 그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 • 인터넷에 가끔 로마화폐들이 보이는데 어떻게 그렇게 싸게 팔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문 경매사이트에서 강남아파트 한 채 값은 될만한 화폐들이 나와있군요. 일단 보증서가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디자인, 역사정합성, 금속재질, 탄소연대측정 등을 통과해야 보증서가 나옵니다. * 직거래는 화, 목요일 강남역 자라 앞에서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