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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사연

매미보다 제가 더 크게 울었습니다🌳 (「그해 여름」)

안녕하세요. 풍림아이원 4단지 아파트 게시판에 매주 창작 시를 게시하고 있는 4단지 입주민, 801호입니다.🙃 8월 11일 월요일부터 일주일간, 제가 쓴 시 한 편이 4단지 1층 게시판에 붙게 되었어요. 열아홉 번째 시는 한여름 매미를 보며 쓴 시에요🌳 요즘, 나무에 매달려 밤낮으로 울어대는 매미 소리 많이 들으시죠?! 시끄럽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사실 매미에게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어요. 우리가 흔히 아는 매미의 일생은 이렇습니다. 보통 5-7년간 땅속 애벌레시기를 보내는 매미는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자라요. 때가 되면 땅 위로 나와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되죠. 비록 땅 위에서는 2~4주밖에 살지는 못하지만, 주어진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짝을 찾습니다.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으면 매미는 그렇게 생을 마감하죠. 하지만 저는 매미의 일생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봤어요. 매미는 알에서 깨어나도 챙겨주는 가족이 없죠. 혼자서 땅속으로 들어가요. 뿌리의 수액을 먹을 때도, 드디어 땅 위로 나와 허물을 벗을 때도, 성충의 상징인 날개를 말릴 때도 매미는 늘 혼자입니다. 이런 매미라고 울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었을까요? 저는 그런 매미의 울음소리가 죽음에 다다라서야 겨우 나무 한 그루를 붙잡고 참았던 울음을 전부 토해내는 것처럼 들렸어요. 돌아보면 저 역시도 매미와 비슷한 시절이 있었어요. 작년에 저 혼자 힘든 시간을 보내며 좀처럼 기대되지 않는 하루들을 보낸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저는 고독과 절망을 노래하는 최승자 시인의 시를 붙잡고 마음속으로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네요. 문득 그때가 생각이 나서인지, 제가 쓴 시를 읽고도 참 많이 울었어요😂 시를 쓰다 보면 꼭 숨기는 것 같으면서도 가장 솔직하게 깊은 내면을 고백하게 돼요. 하지만 누가 먼저 우는 모습을 보여주면, 때로는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받기도 하잖아요?! 먼저 우는 이번 시가 이웃분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하네요.😄 그럼 부끄럽지만, 오늘도 시 한 편 남기고 갑니다✏️ 「그해 여름」 아무도 없이 깨어나 땅속에서 7년 나는 울지 않고도 허물을 벗었다 날개가 다 마를 때까지도 그러했다 생의 끝에 마주한 나무 한 그루 나는 그제서야 그를 붙잡고 그해 여름을 전부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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